Page 9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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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는 곤충들을 먹고, 여우는 쥐나 다람쥐 등 나무를 갉아 먹는 것들을 잡아 먹는다.
농장에서는 어느 동물들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귀하게 여겨진다.
농장은 사과뿐 아니라 사과로 만든 사이더, 파이, 애플소스, 사이더-도너츠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평소에는 도너츠를 자주 먹지 않는데 이날은 예외로 사이더-도너츠 한 상자를
사서 가져왔다.

       사과는 사랑을 표시한다. 고대 희랍에서는 사과 밭에서 젊은 남녀가 사랑을
고백했다. 남자가 사과를 여자에게 던져 프로포즈를 한다. 남자가 던지는 사과를 여자가
받으면 청혼을 응락하는 것이며, 받지 않으면 거절하는 것이다. 사과밭에 젊은이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농장 주인은 올해 가뭄이 심하여 사과 열매가 예년보다 훨씬 적게 열렸다고 한다.
또한 지난주 바람이 세게 불어 사과가 많이 땅에 떨어졌고 , 푸르던 나뭇잎들도 우수수
흙위에 떨어졌다. 몇주 후 농장을 닫고 겨울 준비에 들어 갈 예정이다.
사과를 먹으며 농부들의 수고를 기억한다. 붉고 맛있는 사과를 맺도록 좋은 기후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도 크다.

       내게 주신 생명, 물질,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다.
이 가을에는 맑은 목소리로 감사의 노래를 부르며, 이해인 시인의 “가을 노래” 를
묵상하며 가을을 맞고 싶다.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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