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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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smoor 사람들
뉴저지로 이사하고 세 번째 주를 맞는다.
이사 때마다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고, 주소
변경도 복잡한 일중의 하나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소 변경이 가능하나, 전화로
직접 담당자에게 알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이사 때에도 동네 이름이 발음하기
어려워 에피소드가 많다. 상대방이 이사하는
동네가 어디냐 물을 때, 몬로(Monroe)라고
하면 대부분 한번에 알아 듣지를 못한다.
액센트를 앞에다 주기도 하고 뒤로 주어
몬로라고 발음해 봐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럴때 당황스러워, “영화
배우 였던 마릴린 몬로”처럼 그 “몬로”라고
하면 그제야 알아 듣고 웃는 경우도 있었다.
뉴욕으로 이사할 때 동네 이름 때문에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동네 이름이 “마마로넥
(Mamaroneck)”인데 발음이 어려웠다. 몇
달 지난 후 두 번째 “마”에 엑센트를 붙여야
잘 알아듣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디슨, 크린톤, 워싱톤, 매디슨 같이 누구나 쉽게 알아 들을 수 있는 동네에 사는
분들이 부럽기도 하다.
어느날 동네 이발소를 찾았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발사들과 손님들 모두가
백발 노인들이었다. 혹시 잘못 찾아왔나 싶어 주춤하니, 그중에 한 이발사가 “What
can I do for you, Young man?”한다.
머리를 깍으러 왔는데, 이 동네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제야
반가워하며. 한 이발사가 내게 앉으라 하고, 내 머리를 다듬으며 동네에 관한 많은 정보를
들려 주었다. 어느 순간 손질하던 가위를 높이 들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중요한
충고를 하겠다며, “자동차 사고를 조심하라.”고 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 이곳
주민들은 노인들이라 주행을 천천히 하는데, 그래도 사고가 나느냐 물었다. 물론 운전은
느리게 하지만, 주차장에서 차를 뺄때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다. 운전자들이 앞뒤를
제대로 보지 않아 접촉사고가 많은데,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아 그렇다는
것이다.
이발사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듯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내게 적절한
충고였다. 뉴욕에 살 때는 길거리에 주차를 했는데, 차량이 많고, 길이 좁아 항상
주차에 신경을 썼다. 이곳은 길도 한산하고, 파킹장도 넓어 주차 걱정은 안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