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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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론”
고 신영복 교수의 “담 론”은 저자가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신 교수는 통일혁명당
사건(1968 년)에 연루되어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 20 년을 감옥에서 복역했다. 출옥후
성공회 대학교 사회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수감생활의 경험을 중심으로 쓴
글들이 인생과 삶의 가치를 생각케 하며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도록
했다.
“담 론”의 전반부는 고전 강의이고
후반부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고전 부분이 쉽게 설명이
되어 고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고전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주역으로 시작하는데 주역은 관계론으로 읽는다. 주역은 세계에 대한 인식의
틀로서 괘는 64 이나 384 효로 나타난다. 주역의 효는 자체의 존재론보다는 효가 처한
자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주역은 무수한 관계속에서 읽어야하며 처지를 바꾸면 운명이
달라진다. 주역의 관계론에서 강조하는 덕목은 다섯이다: 성찰, 겸손, 절제, 미완성,
변방 등이다. 성찰은 시각을 자기 외부에 두고 자기를 바라보는 것. 겸손은 자기를 낮추고
자기존재를 상대화하는 것. 겸손은 높이있을 때는 빛나고, 낮은 곳에 처할 때에도
사람들이 함부로 넘보지 못하는 것. 절제는 자기를 작게 가지며, 주장을 자제하고,
욕망을 자제하고 매사에 지나치지 않는 것. 변방은 네가지 덕목을 변방에 처할 때 최고가
되는 것이다.
논어에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소인은 궁하면 흐트러진다. 그러나 군자는 천둥번개 속에서 묵묵히 앉아서
묵상을 한다. 쏟아지는 빗줄기와 내리치는 번개를 바라보며, 강건너 밀림과 솟아오르는
연기를 석상처럼 앉아서 늠름함과 초연함으로 대한다. 천둥번개를 피하려는 생각없이
묵묵히 앉아서 천명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유지한다.
노자는 무위론을 주장한다. 무위로(행하지 않는것)써 다스리면 다스리지 못할 것이
없다. 무위로써 다스려야 평화롭다. 말 없이 가르쳐라. 간섭하지 말고, 생산했더라도
소유하지 말라. 자랑하지 말라. 공을 이루어도 공에 거하지 말고. 자기를 숨겨라.
여기에서 반전사상과 무위사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