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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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권력의 무상함을 알았다. 그는
황제 즉위 21 년째를 맞이하는 해에 황제를 사임하고
부황제에게 직위를 물려 주었다. 로마 역사상 황제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 난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최고의
권력자인 황제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지위를 내려놓은
것은 대단한 결단이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평민이
되어 고향에(크로시아 아드리안해) 내려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빌라를 짓고 가드닝을 하며 여생을 보냈다.
건강을 회복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8 년을 더 살았다. 그는
무엇이 중요한 가를 안 사람이었다.
얼마전 고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를 읽었다. 김 구선생님이 일제치하에서 고난을
당하며 상해 임시정부 수반으로 일제와 싸우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것에 큰
고마움을 느꼈다. 더욱이 조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헌신한 훌륭한 민족의 지도자가
있었다는 것에 큰 자부심도 갖게되었다.
해방 후 조국이 남과 북으로 분열이 되고 소련과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게 되었을 때,
김 구 선생께서는 영구 분단의 가능성을 가슴아파하며 조국의 통일을 염원했다. 남북간의
대화를 기대하며 방북을 했으나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 그해 1949 년에 암살되어 한많은
세상을 떠났다. 선생께서 조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속에 처했을 때 애송하던 시가 있었다.
“영욕에 초연하여
그윽이 뜰 앞을 보니
꽃은 피었다 지고
가고 머무름에 얽매이지 않고 하늘가 바라보니
구름은 모였다 흩어지는 구나.
맑은 창공 밝은 달 아래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어도
불나비는 유독 촛불만 쫓는다.
맑은 물 푸른 숲에 먹을 것 가득하건만
수리는 유난히도 썩은 쥐를 즐긴다.
아! 세상에 불나비와 수리 아닌 자
그 얼나마 될 것인고?”
선생께서는 조국 분단의 위기 속에서 일신의 안위나 불나비와 같이 덧없는 영화를
쫓거나 수리와 같이 눈 앞의 이익만 탐하는 무리를 질타했다.
어제 한국에서 거행된 20 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 의원들이 선출되었다. 권력과
재물을 멀리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의원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