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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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아름답다

       고 신용복 교수의 책 ‘담 론’의 후반부에서 감옥생활의 경험을 강의를 통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감옥생활과 재소자들의 불행한 처지와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구조를 알게 되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게 된다.

       저자는 감옥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사상문제로 인하여
미래가 촉망된 젊은 교수가 죄수가 되어 인생의 모든 것을 잃었다: 교수직도, 젊음도,
행복도, 미래의 꿈까지도. 그런 절망속에서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며 정치
지도자들을 원망하고 분노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통을 슬픔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 그에게 아름다움은 깨달음을 의미하는데, 고통은 세상과 인간과
삶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주기 때문에 고통을 아름답다고 했다.

       저자는 감옥 생활을 통해서 많은
책을 읽었다. 전공인 경제학 서적은
물론 철학서적을 탐독하며 동양의
방대한 고전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어릴 때 조부로 부터 배운 한자 공부가
고전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저자는 생활에 필요한 기술들을
터득했다. 특히 구두를 만들었는데
정성껏 구두를 만들어 상당한 기능인
수준에 이르렀다. 수공업을 통하여
장인의 정신과 자부심도 갖게 되었다.
또한 붓글씨를 연마하여 자신의 서체를
개발할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어릴
때 배웠던 붓글씨를 훌륭한 스승들과
교제하며 가르침을 받아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렀다.

       저자는 감옥에서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타까운 처지를 알게 되었다.
죄수들에 대한 새로운 인간이해를 하게 되었고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가 되기를 바랐다. 죄수들은 대부분 가정환경이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기를
보냈거나 주위나 이웃사람들에게서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자랐다. 이웃들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칭찬도 받지를 못하고, 이름없는 한포기 풀처럼 여겨졌다. 한 때는 이들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꽃처럼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가
있고, 사회가 있고, 기쁨과 아픔이 있으므로 모든 사람을 주인공의 자리에 앉히고 귀히
여기라고 했다.

       안타까운 것은 죄수들이 새로운 결심을 하고 만기일이 되어 출소를 해도 이들을
이해하고 받아줄 가족이나 이웃이 없으면 또 죄를 저지르고 감옥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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