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Thursday Column
P. 121

고난주간을 지내며…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춥고 많은 눈이 내렸다. 길도 미끄럽고 질퍽했다. 어제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니 흰 서리가 차 지붕위에 내렸다. 오후에는 진눈깨비가 휘날려 다시

겨울이 오는듯 했다. 바람이 차고 햇빛도 싸늘하니 계절도 변화를 싫어하는 듯 봄이 멀리

느껴진다.

오늘은 Maundy Thursday 고 내일은 성 금요일이다. 나는 매해 성 금요일에는

마을 교회들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성 금요일에 예배에 참석했다. 목회자들이 십자가상의

7 언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고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찬송을 부른다. 예배 후에는 나무

십자가를 메고 마을을 돌며 십자가의 사람들 임을 증언한다.

성 금요일에는 아침과 점심은 금식을 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며 내가

감당해야할 십자가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곤 했다.

어느 해 고난주간에는 딸이 프라하를 여행하며 보낸 그림엽서를 받았다. 네모진

카드로 프라하시의 웅장한 건물들과 고풍스러운 교회 건물이 담겨있었다.  도시의

건물들의 지붕이 오렌지 칼러로 도시 전체가 밝아 인상적이었다. 프라하시가 오랜 풍상을

견디며, 진리와 자유를 사랑하는 뜨거운 열정이 있는 도시임을 느꼈다.

                                  특히 프라하시를

                                  가로지르는 The Charles

                                  Bridge 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The Charles Bridge 는

                                  Vltava’ 강 위에 세워졌는데,

                                  신 구도시를 연결한다. 다리

                                  건축이 1402 년에 시작되었고

                                  그후 여러 차례 개축과 증축을

                                  거쳤다.  다리의 폭은

                                  10 미터, 길이는 520 미터로

                                  긴 다리이다. 세개의 탑이

                                  있고, 16 개의 기둥이 다리를

                                  바치고 있다. 중세기에는

사형수들을 처형하는 다리로 사용되었다.

다리 난간 위에는 30 개의 성인들의 성상들이 서 있다. ‘예수 수난 십자가 상’을

비롯하여 신앙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이들이 자리하고 있다. 성상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Saint John of Nepomuk’인데 유일하게 청동으로 만들어졌다. 성 요한

신부는 왕궁을 담당하는 궁정신부였다. Venceslas IV 왕은 요한 신부에게 왕비의

고백성사 내용을 말하라고 했다. 왕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했었기 때문이다. 요한 신부는

사제로서의 서약을 중히 여겨 왕의 명령을 거절했다. 결국 왕은 신부의 혀를 짜르고 강에

시신을 던져 참살했다. ‘성 요한 네포묵 신부 성상’은 혀가 짤린 채로 서 있다.

전설에 의하면 ‘성 요한 신부 성상’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행운이 오고, 다시

프라하를 방문하게 된다고 하여, 그의 성상 앞에는 소원을 비는 인파들로 붐빈다. 성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