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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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아래 층에는 카타콤인데 수도사들이 죽으면 이곳에 묻힌다. 카타콤은 통로가
미로처럼 되어있고, 높이가 낮아 머리를 숙여야 지나갈 수 있다. 통풍이 잘 되어
지하인데도 건조하며 냄새가 나지 않는다. 통로 옆 공간 여러 곳에 수도사들의 뼈와
해골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 왜소하다. 뼈만 그리고 뼈와 해골이 함께 모여 있는 곳도 있다.
25,000 명의 해골이다. 매우 충격적이다.

       교회건물 위층은 예배처소가 있고, 설교자 의자가 유난히 크고 정교하다. 의자
아래로 카타콤에 이르는 입구가 있다. 설교자도 항상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인가.
수도사들은 세상의 부귀 욕망 명예 영광을 멀리하며 식민지 사람들을 섬겼다. 청빈의
삶을 살았다. 식민지 사람들을 섬기다 죽음의 자리에도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검게
바짝 마른 뼈와 해골로 남아있다. 성 프란시스 교회의 카타곰을 돌아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삶과 죽음과 영원을 생각했다.

                                                                            프란시스 교황이 바티칸에서
                                                                    성탄 메세지를 전했다. 고통당하는
                                                                    어린이들, 중동에서 박해 받는
                                                                    기독교인들, 전쟁으로 고통중에 있는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무관심에서 벗어나 특히 난민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친절을 베풀라고
                                                                    하셨다. 에볼라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며, 진정한
                                                                    성탄의 기쁨은 “전쟁 무기가
                                                                    농기구가 되고, 파괴가 창조가 되며,
                                                                    미움이 사랑과 부드러움이 될때
                                                                    실현된다”고 하셨다.

       이제 2014 년이 저물었다. 올 2015 년에는 프란시스 형제들처럼 집착과 욕망을
버리는 한해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분쟁이 있는 곳에 평화가, 가난한 자들과 고통받는
자들에게 위로가, 불신이 가득한 곳에 신뢰가, 절망의 삶에 희망이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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