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Thursday Column
P. 90
Zorba the Greek
그리스의 국가 부도 사태가 EU 국가들 과의 협상으로 고비를 넘기고 있는 듯 하다.
ATM 머신 앞에 60 유로를 찾기 위해 줄지어 서있는 그리스 시민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앞으로 더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하니 매우 안타깝다.
내가 다니는 Diner 식당
주인은 그리스 출신인데 30 년
이상을 운영했다. 어느 날은
울상을 하며 내게 다음과 같은
하소연을 했다. 15 년 전에
그리스 고향 마을에 50 만불을
들여 현대식 집을 지었다.
그때만 해도 경제가 호황이었는데
경제가 나빠져 결국 집값이
반토막이 나고 세를 놓아도
들어올 사람이 없어 폐허처럼
되었다. 투자를 잘못해 큰 손해를 보았다. 만일 그때 그돈으로 뉴욕 또는 보롱스에
건물을 샀더라면 크게 올랐을 것인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했다. 요즘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것을 보며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내가 그리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카잔 카키스가 쓴 “희랍인 조르바” 을
읽은 후이다. 이 책이 출판된 1942 년은 2 차 대전이 막 시작된 때이다. 무대는 Crete
섬으로 그리스와 터어키 사이 지중해에 있다. 섬은 큰 편이고 나무들과 숲이 우거지고
높은 산도 있다. 섬 주변은 물결이 잔잔하며 햇빛에 반사되어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아름답고 평화롭다.
주인공 희랍인 조르바는 마케토니아 출신으로 지위나 학식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는 Crete 섬에서 갈탄광 채굴 감독으로 일하며 산 정상에 철탑을 세우는 공사을 맡았다.
철탑을 이용해 벌채한 나무들을 산 아래로 내려 보내기 위함이다. 오래 동안의 힘든
노동으로 공사가 거의 완성단계에 있었다.
어느날 Crete 섬 앞에 그리스해군 함대가 나타났다. 함대에 그리스 깃발이 휘날리며
막강한 군사력을 과시한다. 멀리 섬에서 군중들이 함대의 위력에 환호성을 지른다.
그러나 조르바에게는 함대의 위용이 무의미했다.
조르바는 민족과 종교의 이름으로 저지르는 악한 일들을 경험했다. 그리스와 터기의
전쟁(1919-1922)으로 수많은 병사가 전사했다. 싸이프러스 섬에서 종교에 (기독교와
모슬렘) 따라 두 나라 사이에 대대적인 인구 교환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2 백 만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