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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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이오 전쟁이 발발하자 주인공은 공산 당원으로 남하했다. 남한의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심문하고 구금했다. 옛날 애인도 친구도 붙들려 왔는데 이들을 취조 하며
폭력을 가했다. 몇일 후 자신의 비열한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결국 친구와 전 애인을
풀어주었다.
전쟁을 통하여 사람들은 서로 죽이고 여인들을 강간하고 비열한 짓을 했다.
피난민들은 가난과 추위에 떨며 고통을 당했다. 주인공은 인간이 이렇게까지 추악하고
잔인한 것에 절망했다.
전선이 대구까지 내려갔다. 북한에서 사귀었던 애인이 간호장교가 되어 참전을
했는데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죽음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둘은 사랑을 나누며 허전함을
달랬다.
전세가 역전되어 북한군이 후퇴했다. 후퇴 과정에서 주인공의 애인은 전사했고 그는
전쟁포로가 되었다. 휴전을 앞두고 포로들이 석방되었다. 석방의 날에 검사관들이
포로들에게 “남한으로 갈 것이냐, 북한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제 삼국을 택할 것이냐?”
물었다. 주인공은 제 삼국을 택했다. 남한과 북한에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광장”이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제 삼국인 인도 캘커타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망망 대해를
항해하는 동안 그는 인간과 조국에 대한 환멸에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 자유와 평화와 행복을 나눌 “광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얼마전 시카고 Midway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아들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운전기사와 인사를 나누며 나는 Korean-American 이라고 했다. 운전수가 엑센트가
심하여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본인은 Azerbaijan 에서 왔다고 하며, “너는
북한에서 왔느냐 남한에서 왔느냐? 고” 계속했다. 남한에서 왔다고 하며 북한과 미국이
외교 관계가 없어 이곳 한인들은 남한에서 온 사람이라고 했다. 조국의 분단의 현실 앞에
마음이 씁쓸했다.
광복 80 주년을
맞이하는 때에는 남과
북이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독립
유공자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함께 기뻐하며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