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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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폐렴 증상이 있어 사스(Swine Flu) 환자인가 의심을 하고 조사를 했다. 사스는

공기로 전염이 되고 치사율이 높아 전세계가 사스 공포로 비상사태였다. 그당시 남미에

사스가 창궐하여 아르헨티나에는 이미 900 명이 감염이되었고 매일 사망자가 크게 늘어났다.

원장을 제외하고 의료진들은 영어를 못하고 나는 스패니쉬를 못하여 의사 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 손짓 발짓으로 하고 때로는 여행자용 스패니쉬 책을 이용하여

의사전달을 했다. 어느날 밤에는 생쥐 한마리가 열려진 문 틈으로 내 방에 들어와서,

간호사에게 그림으로 생쥐를 설명하며 밤에는 문을 잘 닫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오래 고열에 시달리다 보니 식욕을 잃어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간호보조원은 내가

음식을 먹지 못하니 걱정이 되는 듯, 잘 먹어야 기운을 차리고 빨리 회복될 수 있다고

수저를 들어 먹이려고 애를 썼다. 성의가 고마워 좀 먹으려 했으나 마음 뿐이었다.

삼일째 부터 기침도 멎고 열도 내렸으나 의식은 뚜렷하지 않았다. 이러다 죽을 수가

있구나 싶었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 보니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아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죽고 사는 것이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음을 믿고 하나님께 맡기니

마음도 편해졌다. 시편 중 개인 탄식시들을 읽으며 고난 중에 의지할 수 있는 하나님이

계신 것이 큰 힘이 되었다.

3 일째 저녁에 빵과 숩과 젤로가 나왔다. 처음으로 빵 숩 젤로를 다 먹었다. 빨강

젤로가 맛이 있었다. 그후로 기분도 나아지고 입맛이 돌아 왔다. 간호사에게 다음에도

젤로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음식도 먹는 양이 늘었고. 기운도 조금씩 회복이 되었다.

호흡도 나아졌다.

6 일째 되는날 산소마스크도 벗었다. 아마존 정글 사역을 마치고 돌아온 교우들은

병원에 들어 오지 못하고 건너편에서 나의 완쾌를 기도하며, 예정대로 다음날 미국으로

돌아갔다. 병상에 홀로 남으니 더욱 외로웠다.

7 일째 기다리던 검사결과가 나왔다. 사스가 아니고 폐렴으로 판정이 나고 치료도

마쳤다. 병원 입원비는 무료였고 나는 약값만 지불했다. 몸무게는 15 파운드가 줄고

호흡이 힘들고 다리가 휘청거려 잘 걸을 수 없었다. 퇴원후 모텔에서 이틀을 더 머문후

미국으로 돌아왔다.

볼리비아 국가와 의료진들의 수고를 잊을 수 없다. 나의 치유를 위해 기도했던

가족들과 교우들도 은혜를 잊을 수 없다.

                           한국에서 매르스 감염자들이 늘고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       고통을

                           당하는 환자들과 가족을 잃고 슬픔

                           가운데 있는 유족들에게도 위로를

                           드린다.  메르스 퇴치를 위하여

                           수고하는 보건 당국의 직원들 그리고

                           의료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하루

                           속히 메르스가 퇴치되어 더 이상

                           희생자가 없기를 기대하고 건강한

                           한국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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