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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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교실 (Water Color Painting Class)

       수채화 크래스가 동네 유대인 컴뮤니티 센타에서 지난 9 ㅡ 12 월에 매 화요일
(12:15-2:45 PM)에 있었다. 학생은 14 명이고, 남자는 나하고 40 년간 변호사를 했다는
분하고 둘이다. 여성들은 40-50 대도 몇 사람 되고, 대부분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들이다.

       자기 소개 시간이 있었는데, 대부분 그림 경력이 몇년씩 되고, 수준들이 꽤 높다.
나도 수채화는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 2 년을 쉬어 조금은 겁이 났다. HOPELAND 선생님은
70 대 초반 할머니이신데 키도 크고 좀 뚱뚱하고 소리도 괄괄하고 눈도 날카롭고 장부처럼
보였다. 혹시 못한다고 혼내시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어떤 할머니는 내게 수채화를 선택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특별한 동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전에 나를 지도하시던 선생님이 수채화를 하신다. 유화는 페인트가
비싸나, 수채화는 물감도 비싸지 않고, 물감을 한번 사면 오래 쓸수 있다고 하셔서,
수채화를 택하게 되었다.

       HOPELAND 선생님이
수채화를 그릴 땐 전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우라 하신다:
Without limit, No boundary.
그림 대상을 보고 나대로
해석하여 표현하는 것이므로
참 자유로운 혼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하신다. 습관이나
규정에 따라 살아온 내게
선생님의 가르침이 새로왔다.

첫날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주제를 선택하라고

하셨다. 먼저 그림을 그려

선생님에게 보여 오케이를

받은후 물감을 칠한다. 나는 주전자와 컵을 그려 선생님에게 보여 드렸다. 내 그림을

보시더니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며 틀렸다고 하신다. 올 것이 왔구나 싶고.

당황스러웠다. 주전자의 물을 내리는 꼭지가 너무 내려왔다는 것이다. 주전자 대롱은

하늘로 (위로)향해 있다 하며, 그림을 손수 그려 주시는데 아차 싶었다.

       새벽에 눈을 뜨면 부억에 가서 주전자에 물을 담아 끓이곤 한다. 끓는 물로 인삼차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20 번도 더 만지는 것인데, 주전자 물
대롱의 모양과 위치를 유심히 보지 않았던 것이다. 보았어도 사실 보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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