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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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광장 벤치에 앉아
                                                                         한가한 시간을 보내며 장
                                                                         그리니에(프랑스 작가)의 “섬”
                                                                         이라는 책을 꺼내 읽었다. 이
                                                                         책은 저자의 수필로 고양이와 삶
                                                                         그리고 지중해의 찬란한 햇빛과
                                                                         광활한 해변들을 여행하며 느낀
                                                                         소감을 감동적으로 썼다. 오후
                                                                         2 시 쯤이었다. 갑자기 광장
                                                                         뒷쪽에서 누군가가 쇼핑 카트를
                                                                         밀며 광장 앞으로 달려 나왔다.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상의도 바지도 다 벗어 제치고 팬티만
남겼다. 저러다가 팬티가 벗어지면 어쩌나 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는 백인이며 수염이
덥수룩하고 키는 187cm 정도로 장신이었고 몸도 날씬했다. 옷을 벗은채로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땅을 밟으며 사람들에게 무어라고 호소하는 듯했다. 얼마후 카트에
담아 가져온 갈색 하드보드를 들어 보였는데 Forgive yourself 라고 적혀 있었다. 몸을
좌우로 기울이며 글씨를 계속 흔들어 대며 자신을 용서하라고 호소했다. 5 분 후에는 다른
글씨를 들어 보였다. Believe in yourself 였다. 그날 오후 기온이 내려가 48 도로
쌀쌀했다. 날씨가 추워지니 곧 그만 두리라 생각했다. 기대와 달리 몸을 좌우로 흔들며
Love yourself 로 바꿔 들었다. 마지막으로 Follow your heart 를 들어 보였다.

       옷을 벗은채 좌우로 발을 구르는 행동이 우스웠으나 사람들은 그의 퍼포먼스를
조용히 지켜 보고 있었다. 어떤 남자는 그 사람 곁에 다가가 함께 뛰며 격려의 말을
전하는 듯 했다. 옆에서 말을 걸거나 꽃다발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광장의
사람들은 그가 보이는 글을 읽으며 가을 햇빛 아래서 한가한 주말을 보냈다. 시계를 보니
한 시간 반이 흘렀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연약함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실패를
받아 들이거나 용서하지 못하여 죄책감으로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감을 잃고
패배감에 빠져 무능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을 사랑할 줄
몰라서 자신의 육체를 학대하고
정신적으로 혹사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시간과 생명은 유익한 것이다.
삶이 얼마나 귀한 하나님의 선물인가?
어둡고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고
주신 삶을 감사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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