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Thursday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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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지난 여름 호주 국적의
다섯 명의 젊은이들이 미국
오클라호마를 찾았다. 이들은
존 스타인백이 쓴 “분노의
포도”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
저자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다섯 명 모두 자전거를 타고
소설의 주인공 조드 가정의
이주 과정을 달려 보기
위함이었다. 주인공 조드
가정과 이주자들이 가난과
추위로 어려움 당하며 일을
찾지 못해 불안해 떨던 아픔과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 받던
고통을 체험하고자 했다.
조드 가정이 살던 오클라호마에서 캘리포니아 까지는 2000km 로 먼 거리이다. 그뿐
아니라 길이 험하고 광야와 사막과 높은 산이 가로막고 있다. 이때가 여름이라 무더운
날씨와 많은 비로 고통을 당했다. 캘리포니아에 도착한 후 젊은이들은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힘들긴 했으나 현장 체험을 통해 소설의 배경과 시대적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어 보람이 있다고 했다.
영화를 보며 배우들의 연기에 감동을 받고 영화나 드라마의 찰영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아 동호회를 조직하고 소설의 무대를 직접
방문하는 일은 흔치 않다. 다섯 명의 싸이클리스트들이 보여준 인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놀랍고 너무 아름답다.
미국인 작가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분들 중 한 사람이 존 스타인백이다. 목요
칼럼에서 소개한 그의 작품들 “에덴의 동쪽” 과 “쥐와 인간” 등도 감명이 깊다.
“분노의 포도”는 1930 년 대 경제 공황 이후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애환을 고발하고 있다. 농부들은 가난으로 고통을 당하며 농장 주인들에게 착취를 당한다.
사회는 부조리하고 인간의 욕망으로 불의가 팽배하다. 농부들은 노조를 결성하여 불의에
대항하는데 이것이 줄거리이다.
주인공 조드는 오클라호마에서 조그마한 농장을 경영하는 농부이다. 기계공업의
발달로 트랙터가 도입이 되면서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다. 고향을 떠나
캘리포니아로 온 가족이 이주한다.
조드 가정은 미래의 행복을 꿈꾸며 출발하지만, 이주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당한다.
특히 가족의 죽음으로 큰 슬픔을 당한다.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후로도 가난으로 많은
고생을 한다.